화성시 정신장애인 사건, ‘강요죄’ 공소제기 결정
서울고등법원 “입주자 대표단의 각서 작성 강요행위에 대해 공소 제기하라”
김씨측 “형사재판 진행 경과 지켜보면,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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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welfarenews
지난 3월경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를 비롯한 인권단체가 ‘정신장애인 가족에 대한 주민들의 집단폭력 사건’ 가해자들의 처벌을 요구하며 1,536명의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널리 알려진, 경기도 화성시 정신장애인 김성수(가명)씨에 대한 지역주민의 차별 및 집단폭력 사건.
담당 변호사인 공익변호사 그룹 공감 소라미 변호사는 “서울고등법원에서 ‘다중위력행사에 의한 강요죄’에 대한 공소제기 결정이 나왔다”며 “지난 23일 송달된 재정신청결정에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단의 각서 작성 강요행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25일 밝혔다.
김씨측은 아파트 입주자 대표단에 대한 다중 위력에 의한 협박, 강요, 명예훼손 등 형사고소 사건에 대한 법류지원을 개시했다.
그러나 4월 수원지방검찰청의 불기소결정과 7월 서울고등검찰청 항고 기각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소 변호사는 “재정신청결정에 따라 수원지방검찰청에게 아파트입주민 대표단을 기소해야만 하며, 이는 그동안 검찰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내려졌던 불기소 결정을 번복하는 결정”이라며, “이제 비로소 형사재판을 개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소사실 전부에 대해 공소제기 결정이 나지 않아 아쉽지만, 가장 핵심적인 강요죄 부분에 대해 공소제기 결정이 난 것을 환영한다”며 “형사재판 진행 경과를 지켜보며,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제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일명 ‘화성시 정신장애인 집단차별 및 집단폭력 사건’은 지난 2009년 6월 화성시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벌어진 김씨의 폭행사건을 이유로, 지역주민들이 김씨와 그의 가족들에 강제입원과 이사를 요구한 사건이다.
참조-아래 장애인신문 제853호 ‘정신장애인이 내 지역주민? 쫓아내라!’
▲ 장애인신문, 복지뉴스, welfare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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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공공의 이익을 이유로 한 불기소 처분을 막자’며, 3월 17일 수원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2010 welfarenews
정신장애인이 내 지역주민? 쫓아내라!
‘공공이익’의 탈을 쓴 ‘차별’이 불러온 결과…
정신장애인에 대한 지역주민 차별 및 집단폭력 사건
경기도 화성시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지역주민들이 정신장애인 당사자와 그 가족을 내몰려고 한 사건이 있었다.
사건의 시작은 이러하다. 2009년 5월 26일. 정신장애 2급인 김성수(남·30·가명)씨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을 때렸다. 김씨 가족과 피해자 가족은 합의했고 사건은 이로써 마무리 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지역주민들은 김씨 가족 모두가 다른 곳으로 옮겨갈 것을 요구했다.
같은 해 6월 1일 지역주민들이 입주자 대표회의를 거쳐 청와대 및 화성시장 등에 보낸 탄원서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에 의한 부녀자 및 아동 폭행 사건이 발생하여 중상을 당하여 병원에 입원치료 중이고… 나체로 단지주변 등산로와 아파트 단지를 배회한 사건, 지나가던 부녀자를 밀어 넘어뜨리고 폭행한 사건, 아파트 단지내 조경수를 무자비하게 낫으로 베어내어 조경수를 못쓰게 한 사건 등이 있었으며, 그 외에도 이유없이 폭언과 폭행을 일삼고 있어 아파트 단지 및 인근 주민들에게 불안과 공포감을 조성하여 부녀자 및 아동들은 외출을 삼가고 있습니다’라는 것.
지역주민 대표들은 탄원서 마지막에 ‘해당 정신질환자가 당 아파트 및 주변에서 그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전출을 시키든지, 장기적인 입원요양치료를 확실한 완치가 될 때까지 강제화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는 바입니다. 만일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스스로의 안전을 위하여 해당 정신질환자의 안전 또한 보장받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지역주민 대표들은 6월 10일 주민회의를 열었고, 11일 단지 내 게시판에 ‘정신질환자 세대 전출을 위한 주민회의 경과보고’를 붙였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정신질환자의 보호자 및 가족이 도착하여 노인정에서 대화. 주민들간의 끈질긴 권유로 정신질환자의 요양시설 수용과 이사갈 것을 약속함. 이후 정신질환자의 요양시설 수용을 약속하는 내용의 각서 작성함-아파트 안으로 들어오지 않겠으며 이를 어길시에는 이사할 것을 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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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수(가명)씨의 누나 김미희(가명)씨가 지난 3월 17일 수원지방검찰청에 정신장애인 가족에 대한 주민들의 집단폭력 사건 가해자들의 처벌을 요구하며 1,536명의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는 모습. ⓒ2010 welfarenews
그러나 김씨 가족의 주장은 다르다. 김씨의 누나 김미희(가명)씨는 “우리한테 이야기 했던 것은 중재나 대책이 아니었다. 오직 각서를 쓰라는 강요만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의 누나 말에 따르면, 5월 26일 김씨가 아파트 주민을 때린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입주자대표회의회장과 부녀회장 등 지역주민 대표들은 경찰조사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나선 김씨를 막았다. 그들은 김씨를 병원에 입원 시키려고 했고, 김씨 가족은 ‘그럴 바에는 다니던 병원에 가는 게 낫지 않겠느냐’며 다음날인 27일 김씨를 입원시켰다.
이때부터 문제는 시작됐다. 지역주민 대표들은 김씨 가족에게 ‘각서쓰기’를 강요했다. 김씨 누나는 “6월 9일 저녁부터 10일까지 7~8차례 아파트 내 방송을 했다. ‘정신질환자 부녀자 폭행사건과 관련해 대책회의를 해야 하니 모여 달라’는 내용이었다. 10일 저녁, 어머니와 한 돌도 안 된 딸만 집에 있었다. 지역주민들이 몰려왔고 어머니는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대답했지만, 지역주민들은 떠나지 않았다. 초인종을 계속해서 누르고, 문을 두드리고, 발로 차는 것도 모자라 베란다 앞쪽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심지어는 베란다 방충망을 찢고 그 틈에 확성기를 들이대며 ‘이사 가라’, ‘떠나라’고 위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씨 어머니는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중재에 나섰다. 이야기를 해보라는 경찰의 말에 김씨 아버지는 노인정으로 나섰고, 뒤이어 연락을 받은 김씨의 누나도 노인정에 도착했다.
“사람들로 노인정이 꽉 차 있었다. 아버지를 둘러싸고 다그치고 있었고, 빨리 모시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에게 일단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나서 동생이 퇴원하게 되면 요양시설을 보내거나 해서 재활할 수 있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동생은 주민들이 생각하는 사이코패스는 아니라고 설명하려고 했는데… ‘무슨 정신병자 방치한 게 말이 그렇게 많냐’, ‘뻔뻔하다’ 등 온갖 욕설과 함께 인신공격이 계속 들어왔다. 어떤 사람은 ‘안 보이는 데 숨어살라’고 했고, 또 어떤 사람은 ‘정신분열증 환자는 갑자기 뒤에서 칼로 찌를 수 있다. 내 동생이 그래서 병원에 입원시켰더니 한 달 만에 말끔해졌다’고 터무니없는 소리를 했다.”
김씨 누나는 각서를 쓸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됐지만, 주민들에게 붙들려 결국 각서를 썼다.
당사자인 김씨는 4개월간의 입원기간 동안 ‘특별한 폭력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는 의사의 소견서를 받았다. 김씨 가족은 김씨를 사회복귀시설로 보내기 위해 퇴원을 시켰고, 김씨는 건강진단을 위해 일주일간 집에 머무르게 됐다.
그러자 당일 지역주민 대표들은 ‘김씨를 봤다’며 계속해서 김씨 가족에게 연락을 해왔고, 아파트 방송을 통해 ‘부녀자를 폭행한 정신질환자가 4개월간 병원에 있다가 나왔다. 대책회의를 해야 하니 모여 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 방송을 듣고 반감이 커졌다. 가족이 또 다시 자신을 떼어놓을 것이라는 생각에 불안해했고, 시설에 가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방에 있는 상장 및 트로피 등을 버렸다. 약물복용까지 거부해 며칠 뒤 다른 병원에 또 다시 입원하게 됐다.
김씨 누나는 “이후 현관문을 발로 차거나 초인종 소리가 나서 나가보면 아무도 없었다. 우리가 지나가면 침을 뱉거나 들리게끔 욕을 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다보니, 아픈 사람을 끌어안고 사는 가족이 살기 위해서는 아픈 사람을 버려야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김씨 누나는 입주자대표회의회장, 부녀회장, 관리소장 등을 상대로 10월 말 화성 서부경찰서에 고소장을 냈으나 2010년 1월 불기소 처분돼 검찰로 송치됐다.
지역주민 대표들은 입주자 대표회의와 방송을 한 점에 대해서는 인정했으나 공익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었고, 각서와 관련해서는 강압적인 분위기는 없었으며 방송을 듣고 간접적으로 참여했다는 입장이다.
김성수씨 가족은 2009년 6월 10일 저녁 지역주민들은 김성수씨 가족의 전출을 요구하며 베란다 방충망을 찢고 그 틈에 확성기 대며 위협했다고 말했다. ⓒ2010 welfare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