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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학생의 부족한 점 대신 장점을 찾아주는 교육
    초등고학년부터 프로젝트 수업 등을 통해 진로 모색
    2010.10.28 22:10 입력 | 2010.10.29 15:11 수정

    마포구 성산동 주택가 한가운데 위치한 성미산 학교를 찾았을 때 약간 의아했다. 보통 학교는 회색빛의 건물과 운동장이 있기 마련인데, 성미산학교는 외양이 친환경 목재를 써서 만든 복지관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자 맨 먼저 눈에 띈 것은 나무로 된 마룻바닥이었다. 천장이 없어 햇볕이 그대로 바닥으로 쏟아져 내리는 그곳에서 아이들은 맨발로 뛰어놀고 있었다. 교실 옆에는 도서관, 그리고 쿠키와 차를 파는 작은 가게가 보였다.

     

    ▲성미산학교 마룻바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

     

    장애학생이 뭘 잘할 수 있는지 관찰할 수 있는 통합교육과정

     

    최경화 씨는 이 작은 가게에서 쿠키와 차를 판다. 최 씨는 이 학교 고등학생으로 재학 중인 이정찬 군(18, 발달장애 1급)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가게에는 총 9명이 일한다. 이 중에 7명은 학부모고 2명은 발달장애인이다. 최 씨가 이곳에서 쿠키를 만들어 팔게된 계기는 아들 정찬이 때문이었다.

     

    정찬 군이 처음 쿠키를 만든 건 2008년 중3 때다. 학교에서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 교사가 조를 이루어 전국의 휴양림을 도는 통합여행프로젝트가 있었다. 아이들은 자연을 느끼고 교사는 아이 한 명 한 명을 상세하게 관찰하는 좋은 계기였다. 당시 교사가 정찬이를 보니 결벽증이 있었다. 그리고 마침 정찬이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다. 요리에 결벽증은 좋은 습관이라고 교사는 판단했다.

     

    정찬이는 그 후 쿠키를 구워 손수레에 싣고 일주일에 한 번씩 성미산학교 초등학생들에게 쿠키를 팔았다. 아이들은 소리만 질러대는 오빠가 쿠키를 만들었다는 것에 신기해했다. 아이들이 정찬이를 보는 눈이 달라지자 정찬 군도 뿌듯함을 느꼈다.

     

    일주일에 한 번 팔던 것이 두 번으로 늘어났고 밀랍초를 만드는 학생도 가세해 결국 학기말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결국 2009년 겨울 학부모들까지 함께해 미디어실을 고쳐서 만든 찻집 ‘미니샵’을 개업했고, 올해 3월부터는 사회적 일자리에 선정돼 노동부 지원도 받고 있다.

     

    이렇게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된 것은 성미산학교의 통합교육프로그램 덕분이라고 최씨는 말한다. 정찬이는 초등학교까지는 일반 학교에서 통합교육을 받고 중학교 때 성미산학교로 전학 왔다. 일반학교에는 보조교사가 없었고 특수교사 한 명이 십수 명의 아이를 맡고 있었다. 최씨가 우여곡절 끝에 보조교사로 나서긴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또한 중학교는 입시위주의 교육과정이라 아이는 형식적으로 교실에 앉아만 있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미니샵에서 쿠키를 파는 장애학생의 모습

     

    프로젝트 수업 통해 자신의 관심사 스스로 찾도록 하는 교육과정

     

    성미산학교는 초등저학년(1-3학년), 초등고학년(4-6학년), 중등(7-9학년), 고등(10-12학년) 등 4개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과정은 자기 특성을 명확하게 가지고 있으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성미산학교는 한 학년에 한 반씩이다. 한 반의 정원은 15명. 물론 예외도 있다. 4학년, 5학년처럼 어느 해에는 두 반씩 뽑을 때도 있다. 특수교사는 초등에 2명, 중·고등에 1명이 근무하고 있다. 장애학생은 대부분 발달장애학생이고 지체장애학생이 한두 명 정도 있다. 초등 저학년에 5명, 초등 고학년에 4명, 중·고등에 3명의 학생이 성미산학교에서 공부 중이다.

     

    교육과정 중 눈에 띄는 것은 초등고학년부터 시작하는 ‘프로젝트’ 수업이다. 진로 설계, 자기주도학습 능력 기르기, 생태적 삶을 구성하는 능력 기르기를 목표로 학습한다. 4학년, 5학년은 일반 주택을 개조한 별관에서 밥살림·옷살림· 집살림 조로 나뉘어 ‘살림 프로젝트’ 수업을 한다. 6학년은 1학기에는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와 ‘여행 프로젝트'를 2학기에는 졸업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중등 과정에서는 자치와 자율의 문화를 배우고 익히기, 학습을 기획하고 관리하는 능력 기르기, 생태적 삶 안에서 진로를 설계해 보기 등이 주된 목표다. 대학생들이 논문 쓰듯 한 가지 주제를 정해 학습 계획서를 기획하고 실행 결과를 발표한다, 식구 총회, 독서, 여행 등의 활동도 같이 한다. 7학년 1학기에는 장기간 시골에 머물면서 삶을 꾸려가는 능력, 문제해결 능력, 농사를 포함한 생태 프로젝트를 하는 이동학교 프로젝트를 하고 9학년 2학기에는 졸업 프로젝트를 하게 된다.

     

    고등 과정은 올해 처음 생겼기 때문에 아직 유동적이지만, 진로에 대한 구체적 고민과 그것에 바탕을 둔 인턴쉽, 지적 성장을 위한 학습, 생태철학을 바탕으로 한 삶의 비전 세우기 등이 핵심이다. 교육과정은 ‘자기 길찾기’ ‘자기주도학습’ ‘생태적 삶’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자기 선택과 책임의 비중이 높아지고 생태학교로서의 색깔이 강하게 드러나는 특징이 있다.

     

    장애학생은 통합수업을 기본으로 특수교사가 개별지원을 한다. 프로젝트 수업을 할 때는 개별적으로 사회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수업을 한다. 우편물 정리·도서관 정리 등의 수업 외에 필요하면 외부 단체나 기업으로 인턴쉽을 보내기도 한다.

     

    주위에서는 최 씨에게 정찬 군을 특수학교에 보내지 굳이 학력인정도 안 되는 성미산학교를 보내느냐고 말하기도 한다. 학교설립부담금 때문에 일반 학교보다 수업료가 비싸 중산층만 다니는 학교라는 선입견도 있다.

     

    ▲아이들이 직접 집을 짓는 프로젝트 계획이 칠판에 적혀 있다.

     

    그러나 최 씨는 “어차피 아이가 살 곳은 이 사회고 비장애인과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기 때문에 졸업장만 주는 학교는 아이에게 필요없다는 생각”이라며 “그래서 개별 장애아이들의 장점을 살려줄 수 있는 성미산학교를 택했다”라고 말한다.

     

    다만 최 씨는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게 돼 다행이지만, 이곳을 벗어난 다른 장소에서 나머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가 여전히 고민”이라고 말한다.

     

    최 씨는 “지역에서 같이 동네 사람들과 여가를 보내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돼야 진정한 통합"이라며 "프로그램을 짜서 동네 사람들과 함께 아이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싶다"라고 바람을 이야기한다.

     

    생태놀이, 또래교수 등을 통해 서로의 장점 살리는 교육

     

    초등고학년에서 장애학생을 가르치는 김준식 선생님(일명 두루미 선생님, 성미산학교에서는 이름보다 별명으로 부른다)을 만나 학교 수업에 대해 좀 더 들어보았다. 이날 두루미 선생님은 장애학생 한 명과 등산을 다녀왔다. 성미산학교에서는 때때로 이렇게 학생과 선생님 단둘이 하는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는 비단 장애학생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두루미 선생님은 “등산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많이 만나고 약수터에서 줄 서는 방법도 배우는 등 아이는 자기감정조절능력을 기르게 된다”라면서 선생님과 둘이 하는 등산의 교육효과를 설명했다.

     

    필요할 때는 단 둘이 또는 마을 전체가 학교 교육과 연관되어 있는 것도 성미산학교의 특징이다. 체육수업은 마을 어르신들에게 배드민턴을 배우기도 하고, 마을에 사는 예술가들에게 미술이나 그림을 배우기도 한다. 마을합창단에서 노래를 배우고 동물보호단체와 연계해 개기르기 프로젝트를 하기도 한다.

     

    ▲생태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의 모습 Ⓒ 성미산학교

     

    ▲'밥살림' 프로젝트의 하나로 요리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 Ⓒ 성미산학교

     

    두루미 선생님은 이 중에서 기억나는 수업으로 생태놀이와 또래교수 등의 수업을 예로 들었다, 생태놀이는 놀토(둘째, 넷째 토요일) 등에 성미산 등의 탁 트인 장소로 가서 조별로 관계를 맺으며 생태교육과 통합교육을 함께하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장애학생은 누군가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사람 사이의 관계란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라는 걸 배우는 게 목적이다.

     

    또래교수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서로에게 가르쳐주며 선생님 노릇을 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장애학생들은 다른 학생들과 서로 잘하는 것을 가르치고 배우면서 동등한 인격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실례로 한 비장애학생은 생태놀이와 또래교수 등의 활동을 통해 장애학생과 친해지면서 일방적으로 자신이 돌봐야한다는 생각에 늘 툭닥거리던 자신의 동생과도 친해졌다고 한다.

     

    두루미 선생님은 “장애학생의 경우 부족한 점이 먼저 눈에 들어오게 마련이지만, 성미산학교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그 학생이 뭘 잘하는지를 발견하여 부각시키고 키우는 게 목적”이라며 자신이 맡은 네 학생의 장점을 각각 설명했다.

     

    아이들의 장점을 설명하는 두루미 선생님의 얼굴에 아이들에 대한 자부심이 보였다. 그 사이 여전히 아이들은 학교 마룻바닥에서 학교가 떠나가라 소리 지르며 뛰어놀고 있었다.



    박현진 기자 luddite420@beminor.com
    <출처 : 비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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