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가 2011년 10월 6일부터 14일까지 부산에서 열렸다. 그동안 BIFF의 야외극장은 수영만 요트장이었는데 올해부터는 영화의 전당에서 상영하게 된다.
영화의 전당은 지붕을 씌운 야외극장인데 지붕은 한쪽 만 기둥에 받쳐지고 다른 쪽은 허공에 뜬 상태이다. 이런 형태를 캔틸레버(cantilever)라고 하는데 캔틸레버로는 세계 최장 길이인 163m로 제작 되었다고 한다.
매년 밤 바닷가인 요트장에서 추위에 덜덜 떨면서 영화를 봐야 했는데, 영화의 전당은 바닷가가 아니어서인지 바람이 불지 않아 추위에 떨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지붕이 있다고는 하나 그래도 야외극장인 만큼 영화를 신청한 사람들에게 겨울옷을 준비해 오라고 했지만 필자가 간 날은 다행히 춥지 않아서 겨울 외투는 필요가 없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부산공동모금회를 통해 부산장애인총연합회로 배분되는 나눔 영화표에 필자는 10월 9일(일요일) ‘완득이’를 신청했다. 야외극장은 비지정석으로 먼저 가야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기에 영화 시작 1시간 전에 도착했다.
그러나 영화의 전당은 아직도 미완인 것 같았다. 그래서 편의시설 등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지하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안내자(자원봉사자)의 말에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올라가 보니…….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1층에서 야외극장으로 가는 길은 어디에도 없었다. 또 다른 엘리베이터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 곳은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 입구에서 완전히 반대편인 광장이었다. 영화의 전당은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1467번지 센텀시티 내에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야외극장으로 가는 직항로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필자와 주변 사람들은 찾을 수가 없었고 안내원들도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 어느 쪽이 앞이고 어느 쪽이 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야외극장으로 가려면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한 바퀴 돌아야만 했다. 사람은 많고 길은 멀고…….
영화상영 시간인 저녁 8시가 되자 ‘완득이’의 이한 감독을 비롯한 김윤석 유아인 그리고 필리핀 배우 이자스민 등이 나와서 인사를 했는데 너무 멀리 앉은 탓에 배우들의 음성과 관객들의 박수 그리고 환호성만 들을 수 있었다. 필자를 비롯한 장애인, 봉사자 등 10여명은 중간쯤에 자리를 잡았는데 무대는 낮았고, 앞자리의 사람들뿐 아니라 배우들을 찍으려고 카메라나 휴대폰을 치켜든 손에 가려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필자 역시 손만 쳐들어 셔터를 눌렀다.
매년 밤 바닷가인 요트장에서 추위에 덜덜 떨면서 영화를 봐야 했는데, 영화의 전당은 바닷가가 아니어서인지 바람이 불지 않아 추위에 떨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지붕이 있다고는 하나 그래도 야외극장인 만큼 영화를 신청한 사람들에게 겨울옷을 준비해 오라고 했지만 필자가 간 날은 다행히 춥지 않아서 겨울 외투는 필요가 없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부산공동모금회를 통해 부산장애인총연합회로 배분되는 나눔 영화표에 필자는 10월 9일(일요일) ‘완득이’를 신청했다. 야외극장은 비지정석으로 먼저 가야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기에 영화 시작 1시간 전에 도착했다.
그러나 영화의 전당은 아직도 미완인 것 같았다. 그래서 편의시설 등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지하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안내자(자원봉사자)의 말에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올라가 보니…….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1층에서 야외극장으로 가는 길은 어디에도 없었다. 또 다른 엘리베이터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 곳은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 입구에서 완전히 반대편인 광장이었다. 영화의 전당은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1467번지 센텀시티 내에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야외극장으로 가는 직항로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필자와 주변 사람들은 찾을 수가 없었고 안내원들도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 어느 쪽이 앞이고 어느 쪽이 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야외극장으로 가려면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한 바퀴 돌아야만 했다. 사람은 많고 길은 멀고…….
영화상영 시간인 저녁 8시가 되자 ‘완득이’의 이한 감독을 비롯한 김윤석 유아인 그리고 필리핀 배우 이자스민 등이 나와서 인사를 했는데 너무 멀리 앉은 탓에 배우들의 음성과 관객들의 박수 그리고 환호성만 들을 수 있었다. 필자를 비롯한 장애인, 봉사자 등 10여명은 중간쯤에 자리를 잡았는데 무대는 낮았고, 앞자리의 사람들뿐 아니라 배우들을 찍으려고 카메라나 휴대폰을 치켜든 손에 가려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필자 역시 손만 쳐들어 셔터를 눌렀다.
영화 ‘완득이’는 요즘 많이 회자되고 있는 멘토링(mentoring)에 관한 이야기다. 멘토링이란 진로나 직업 등 인간발달과 성장과정 속에서 인생경험이 더 많은 사람과의 상담 내지 교류라고 할 수 있는 멘토(Mentor)와 멘티(Mentee)와의 관계맺음이다.
멘토는 그리스의 오디세이(Odyssey)에서 유래된 것으로 오디세이가 트로이 전쟁에 나가면서 친구에게 아들을 부탁했는데 그 친구의 이름이 멘토였다. 멘토는 오디세이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10년 동안이나 오디세이의 아들에게 친구 같은 선생이자 상담자,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그를 돌봐주었는데, 그 후부터 지혜와 신뢰로 인생을 이끌어주는 상담자 내지 지도자를 멘토라고 부르게 되었다.
‘완득이’에는 담임선생 김윤석과 학생 유아인이 나오는데 완득이의 아버지는 지체장애인이고, 같이 사는 삼촌은 지적장애인에다, 17년 만에 처음 만나게 된 어머니는 필리핀 여성이다. ‘완득이’는 빈민, 장애인, 다문화 등에다 문제 학생까지 사회복지적인 요소를 전부 다 갖추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도 장애인 내지 사회복지 대상자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들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으니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도가니’ ‘숨’ ‘블라인드’를 비롯해서 ‘오직 그대만’도 장애인 관련 영화다. ‘오직 그대만’은 BIFF의 개막작인데 필자에게까지 돌아 올 영화표는 없었던 모양이라 불행히도 필자는 아직 그 영화를 보지 못했다.
언젠가 일본에서 온 사람들이 ‘한국에는 장애인이 없는지 거리에서 장애인을 만나지 못했다’고 했었다. 우리나라에는 장애인이 없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이유로 거리로 나올 수 없었을 뿐이다.
장애인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아져서 대중들이 장애인을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좋은 일일 것 같다. 그래서 감독이나 배우들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가진 장애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을 직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는 것 같다.
멘토는 그리스의 오디세이(Odyssey)에서 유래된 것으로 오디세이가 트로이 전쟁에 나가면서 친구에게 아들을 부탁했는데 그 친구의 이름이 멘토였다. 멘토는 오디세이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10년 동안이나 오디세이의 아들에게 친구 같은 선생이자 상담자,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그를 돌봐주었는데, 그 후부터 지혜와 신뢰로 인생을 이끌어주는 상담자 내지 지도자를 멘토라고 부르게 되었다.
‘완득이’에는 담임선생 김윤석과 학생 유아인이 나오는데 완득이의 아버지는 지체장애인이고, 같이 사는 삼촌은 지적장애인에다, 17년 만에 처음 만나게 된 어머니는 필리핀 여성이다. ‘완득이’는 빈민, 장애인, 다문화 등에다 문제 학생까지 사회복지적인 요소를 전부 다 갖추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도 장애인 내지 사회복지 대상자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들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으니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도가니’ ‘숨’ ‘블라인드’를 비롯해서 ‘오직 그대만’도 장애인 관련 영화다. ‘오직 그대만’은 BIFF의 개막작인데 필자에게까지 돌아 올 영화표는 없었던 모양이라 불행히도 필자는 아직 그 영화를 보지 못했다.
언젠가 일본에서 온 사람들이 ‘한국에는 장애인이 없는지 거리에서 장애인을 만나지 못했다’고 했었다. 우리나라에는 장애인이 없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이유로 거리로 나올 수 없었을 뿐이다.
장애인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아져서 대중들이 장애인을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좋은 일일 것 같다. 그래서 감독이나 배우들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가진 장애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을 직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는 것 같다.
‘완득이’에 나오는 카바레에서 춤을 추는 아버지는 흔히 우리사회에서 꼽추 또는 난장이라 불리는 지체변형장애인이고, 그 옆에 완득이가 삼촌이라고 부르는 ‘난닝구’가 아닌 ‘남민구’는 지적장애인이다. 카바레 주인은 장사가 안 되어 문을 닫고, 아버지는 삼촌과 함께 시골 장터로 물건을 팔러 다닌다.
늘 외롭고, 가진 것도 없고, 꿈도 희망도 없는 소심한 반항아 완득이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언제나 뒷자리에 홀로 앉아있는 고등학생이다. 그런 완득이는 담임선생 동주와 원수지간처럼 으르렁 거린다.
“백범 김구, 도산 안창호 등 사람들은 다 호가 있다. 그런데 내 이름 앞에 붙이는 호는 ‘얌마, 완득이!, 얌마, 도완득!’이다.” 완득이의 자조서린 독백은 슬픈 말인데도 관중은 웃었다. 관객들은 빵, 터져서 하하호호 큰소리로 웃었다.
‘얌마, 도완득, 햇반 가져 가!’ 담임은 완득이에게 햇반 한 상자를 집으로 가져가라고 했다. ‘얌마, 도완득, 햇반 하나 가져 와.’ 완득이의 옆집 옥탑방에 사는 담임 동주는 밤이 되면 완득이에게 낮에 학교에서 가져온 햇반 하나를 가져오게 하는 등 담임의 괴롭힘은 끝이 없었다.
견디다 못한 완득이는 산동네 가난한 외국인 교회에서 간절히 기도한다.
“하나님, 제발 똥주 좀 죽여주세요.”
선생 김윤석이 학교에서 라면을 먹으면서 자율학습? 타율학습? 강제학습? 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 같았다. 그러나 완득이에게는 그렇게도 무섭고, 심술궂고, 죽이고 싶도록 미운 담임선생은 몰래 외국인 불법체류 노동자들을 도와주면서 완득이의 어머니 필리핀 여성을 찾아서 완득이와 만나게도 해 준다.
늘 외롭고, 가진 것도 없고, 꿈도 희망도 없는 소심한 반항아 완득이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언제나 뒷자리에 홀로 앉아있는 고등학생이다. 그런 완득이는 담임선생 동주와 원수지간처럼 으르렁 거린다.
“백범 김구, 도산 안창호 등 사람들은 다 호가 있다. 그런데 내 이름 앞에 붙이는 호는 ‘얌마, 완득이!, 얌마, 도완득!’이다.” 완득이의 자조서린 독백은 슬픈 말인데도 관중은 웃었다. 관객들은 빵, 터져서 하하호호 큰소리로 웃었다.
‘얌마, 도완득, 햇반 가져 가!’ 담임은 완득이에게 햇반 한 상자를 집으로 가져가라고 했다. ‘얌마, 도완득, 햇반 하나 가져 와.’ 완득이의 옆집 옥탑방에 사는 담임 동주는 밤이 되면 완득이에게 낮에 학교에서 가져온 햇반 하나를 가져오게 하는 등 담임의 괴롭힘은 끝이 없었다.
견디다 못한 완득이는 산동네 가난한 외국인 교회에서 간절히 기도한다.
“하나님, 제발 똥주 좀 죽여주세요.”
선생 김윤석이 학교에서 라면을 먹으면서 자율학습? 타율학습? 강제학습? 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 같았다. 그러나 완득이에게는 그렇게도 무섭고, 심술궂고, 죽이고 싶도록 미운 담임선생은 몰래 외국인 불법체류 노동자들을 도와주면서 완득이의 어머니 필리핀 여성을 찾아서 완득이와 만나게도 해 준다.
하나님은 완득이의 기도를 들어 준 것일까. 영화 후반쯤에 또 한사람의 멘토가 나오는데 킥복싱의 관장 안길강이다.
처음 완득이가 킥복싱을 배우겠다고 찾아와서 얻어 터졌을 때 관장은 일갈한다.
“싸움과 운동도 구분 못하냐?”
완득이의 아버지도 킥복싱을 반대했었다.
“나도 처음엔 예술인 줄 알았다.”(아버지의 춤이)
완득이는 열심히 킥복싱을 배웠고 덕분에 어두운 방에 몰래 숨어들었던 사람이 있어 킥복싱을 배운 기술로 후려 쳤는데, 그 사람은 완득이의 담임선생이었고 갈비뼈가 부러졌다. 하나님은 이런 식으로 완득이의 기도를 들어주신 모양이다.
그러나 ‘완득이’에는 특별히 나쁜 사람이 없다. 선악이 없으니 치열한 대결구도 없다. 기껏해야 카바레 주인이 문을 닫아 완득이 아버지가 장돌뱅이 춤꾼이 되고, 악덕기업주가 담임선생 동주를 고발해서 동주가 잠시 구속되기도 한다. 학교에서는 교감선생이 강제학습 같은 자율학습을 시키기도 하고, 완득이 친구 혁주는 전교 1등 하는 윤하에게 다가가려 해보지만 윤하는 오히려 완득이에게 관심을 보인다. 그렇지만 이런 에피소드는 선악대결이 아니라 오히려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우리사회는 ‘완득이’처럼 착하고 좋은 사람들만 살고 있을까. 정말 나쁜 사람들은 하나도 없는 우리나라는 좋은 나라일까.
킥복싱은 완득이가 세상과 소통하는 매개체다. 완득이는 킥복싱에서 죽도록 얻어맞고 쓰러진다. 그러나 링 위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로 드러누운 완득이는 해맑게 껄껄껄 웃었다. 완득이는 킥복싱을 배우면서 세상에 대한 분노와 에너지를 표출하고 있었다.
장애인 아버지 있어 봤어요?
외국인 어머니 있어 봤어요?
가난 때문에 쪽 팔려 봤어요?
완득이의 울부짖음에 여러분은 뭐라고 답을 하겠는가.
‘완득이’에 나오는 김윤석과 유아인의 연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담임선생 김윤석과 완득이 유아인은 배역과 잘 어울렸다. 그만큼 그들이 맛깔스럽게 연기를 잘했다는 것일까. ‘완득이’가 불쌍하고 슬프고 가슴 아픈 내용임에도 시시때때로 사람들에게 폭소를 터뜨리게 하는 일등공신은 욕 잘 하는 옆집 남자 김상호인 것 같다.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내 인생은 꼬이기 시작했다.”
완득이의 인생이 어떻게 꼬이고 어떻게 풀어졌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영화 ‘완득이’를 보시도록.
‘완득이’를 보면서 사람들은 많이 웃었다. 필자와 함께 ‘완득이’를 보았던 사람들도 영화도 좋았지만 처음 보는 영화의 전당도 멋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완득이’같은 영화를 시각장애인은 물론이고 청각장애인은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영화의 전당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인 만큼 외국인을 위해서인지 영어 자막이 나오기도 했다. 외국인들 뿐만 아니라 장애인들도 같이 볼 수 있는 배려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 이 내용은 문화저널21(www.mhj21.com)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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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완득이가 킥복싱을 배우겠다고 찾아와서 얻어 터졌을 때 관장은 일갈한다.
“싸움과 운동도 구분 못하냐?”
완득이의 아버지도 킥복싱을 반대했었다.
“나도 처음엔 예술인 줄 알았다.”(아버지의 춤이)
완득이는 열심히 킥복싱을 배웠고 덕분에 어두운 방에 몰래 숨어들었던 사람이 있어 킥복싱을 배운 기술로 후려 쳤는데, 그 사람은 완득이의 담임선생이었고 갈비뼈가 부러졌다. 하나님은 이런 식으로 완득이의 기도를 들어주신 모양이다.
그러나 ‘완득이’에는 특별히 나쁜 사람이 없다. 선악이 없으니 치열한 대결구도 없다. 기껏해야 카바레 주인이 문을 닫아 완득이 아버지가 장돌뱅이 춤꾼이 되고, 악덕기업주가 담임선생 동주를 고발해서 동주가 잠시 구속되기도 한다. 학교에서는 교감선생이 강제학습 같은 자율학습을 시키기도 하고, 완득이 친구 혁주는 전교 1등 하는 윤하에게 다가가려 해보지만 윤하는 오히려 완득이에게 관심을 보인다. 그렇지만 이런 에피소드는 선악대결이 아니라 오히려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우리사회는 ‘완득이’처럼 착하고 좋은 사람들만 살고 있을까. 정말 나쁜 사람들은 하나도 없는 우리나라는 좋은 나라일까.
킥복싱은 완득이가 세상과 소통하는 매개체다. 완득이는 킥복싱에서 죽도록 얻어맞고 쓰러진다. 그러나 링 위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로 드러누운 완득이는 해맑게 껄껄껄 웃었다. 완득이는 킥복싱을 배우면서 세상에 대한 분노와 에너지를 표출하고 있었다.
장애인 아버지 있어 봤어요?
외국인 어머니 있어 봤어요?
가난 때문에 쪽 팔려 봤어요?
완득이의 울부짖음에 여러분은 뭐라고 답을 하겠는가.
‘완득이’에 나오는 김윤석과 유아인의 연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담임선생 김윤석과 완득이 유아인은 배역과 잘 어울렸다. 그만큼 그들이 맛깔스럽게 연기를 잘했다는 것일까. ‘완득이’가 불쌍하고 슬프고 가슴 아픈 내용임에도 시시때때로 사람들에게 폭소를 터뜨리게 하는 일등공신은 욕 잘 하는 옆집 남자 김상호인 것 같다.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내 인생은 꼬이기 시작했다.”
완득이의 인생이 어떻게 꼬이고 어떻게 풀어졌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영화 ‘완득이’를 보시도록.
‘완득이’를 보면서 사람들은 많이 웃었다. 필자와 함께 ‘완득이’를 보았던 사람들도 영화도 좋았지만 처음 보는 영화의 전당도 멋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완득이’같은 영화를 시각장애인은 물론이고 청각장애인은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영화의 전당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인 만큼 외국인을 위해서인지 영어 자막이 나오기도 했다. 외국인들 뿐만 아니라 장애인들도 같이 볼 수 있는 배려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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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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