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에 도착한 경기420공투단과 이진섭, 이균도 씨 부자가 재능노조 농성장에서 열린 서울차별철폐대행진 집회에 함께 참여했다.

 

'두 바퀴로 가는 세상 도보 순회 투쟁' 중인 경기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아래 경기420공투단)과 '균도와 세상 걷기' 중인 이진섭, 이균도(자폐성장애 1급) 씨 부자가 18일 서울에 도착해 재능노조 농성장에서 열린 서울지역 차별철폐대행진 집회에 함께했다.

 

지난 14일 경기도청에서 출정식을 열고 10박 11일 일정으로 순회 투쟁을 시작한 경기420공투단은 군포, 안산, 광명, 김포에서 차례로 시와 면담을 통해 장애인콜택시 법정 확보와 활동지원서비스 추가 지원 약속을 받아내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또한 지난달 21일 광주에서 출발한 이진섭, 이균도 부자는 '균도와 세상 걷기'를 통해 발달장애인법 제정과 부양의무제 폐지를 촉구하고 발달장애인과 장애인가족의 현실을 널리 알리며 스무닷새 만에 서울에 도착했다.

 

이날 늦은 5시 30분 서울시청 옆 재능노조 농성장에서 열린 차별철폐대행진 집회에 참여한 경기420공투단 이형숙 공동대표는 "지난해 희망버스를 타기 위해 재능노조 농성장에 왔을 때 농성일이 1,200여 일이었는데 어느새 1,600일이 넘었다"라면서 "내일 경기420공투단과 재능노조가 간담회를 하기로 했는데, 99%인 우리가 연대하고 단결한다면 1%를 이기지 못할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공동대표는 "경기420공투단이 이번에 순회 투쟁에 돌입한 것은 지난해 87일간의 수원역 천막농성을 통해 도비로 장애인콜택시 도입비와 운영비를 지원할 수 있게 했음에도, 경기도의 각 시·군이 장애인콜택시를 운행할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비록 투쟁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지만,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섭 씨는 "전국에는 30만 명의 발달장애인이 있지만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현실은 아무도 모르기에, 그동안 부산에서 서울, 부산에서 광주, 광주에서 서울로 균도와 함께 걸으며 발달장애인 문제를 알리고자 했다"라면서 "하지만 균도와 세상 걷기는 단순히 법 제정을 촉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씨는 "현재 새누리당에서는 19대 국회가 개원하면 1호 법안으로 발달장애인법을 만들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부양의무제를 폐지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면서 "균도와 세상 걷기는 내가 죽기 전에 아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고자 하는 것이기에 살아 있는 한 약자들의 투쟁에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섭 씨가 "내가 죽기 전에 아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고자 하는 것이기에 살아있는 한 약자들의 투쟁에 함께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어 경기420공투단은 곧바로 저녁 7시 대한문 앞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희생자를 위한 5대 종단 합동 위령제'에 참가하며 연대 투쟁을 이어갔다.

 

천도교, 불교,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등 5대 종단이 함께한 이날 위령제에서 각 종단은 정리해고로 말미암은 쌍용자동차 희생자들의 죽음을 추모하는 의식을 각각 진행하고 사회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김정우 지부장은 "더 이상의 죽음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바늘구멍 같은 희망을 찾고 있지만, 아직 이명박 정부와 자본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앞으로 우리는 스물세 번째 희생자가 없도록, 골방에 처박힌 동지들이 다시 밖으로 나오도록 투쟁의 온기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순서로 참가자들은 영정 앞에 촛불을 올려놓은 것으로 쌍용자동차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다. 위령제를 끝난 뒤 경기420공투단은 대한문 앞 쌍용차 희생자 분향소 옆에서 노숙에 들어갔다.

 

경기420공투단은 19일 오전에는 재능노조와 간담회, 오후에는 서울역에서 열리는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 범국민대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어 경기420공투단은 평택, 오산, 수원 등 3개 시군을 순회하며 '두 바퀴로 가는 세상 도보 순회 투쟁'을 이어간다.

 

이진섭, 이균도 씨 부자는 오는 21일 늦은 1시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보건복지부까지 행진한 뒤 늦은 2시 복지부 앞에서 도착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에서 서울까지 500km를 걸었던 '균도와 세상 걷기'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 재능노조 농성장에서 쌍용자동차 희생자 분향소까지 사진 보기

 

▲재능노조 유명자 지부장이 농성장에 도착한 이균도 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재능노조 농성장에 도착한 경기420공투단.

▲대한문 앞 쌍용차 희생자 분향소에서 조문하는 경기420공투단.

▲사회자가 위령제 시작을 알리고 있다.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이날 위령제에서는 5대 종단의 추모의식이 진행됐다.

▲위령제 마지막 순서로 참가자들이 영정 앞에 촛불을 올려놓고 있다.

▲경기420공투단이 노숙에 앞서 서울 지역 활동가들과 현장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홍권호 기자 shuita@bemino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