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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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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장애인야학 개교 20주년을 맞이해 열린 노들야학 명사특강 두 번째 시간으로 ‘도법스님의 삶의 이야기’ 강연이 21일 늦은 7시 노들야학에서 열렸다.


“과거에 비하면 지식도, 즐길 것도, 좋은 것도 많아지고 편리하게 살지만 실제 자기 삶에 대해서 현대인들은 만족스러워하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고귀한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내가 좋은 학교에 다녔는지 안 다녔는지, 부자인지 가난한지, 권력이 있는지 없는지, 이러한 것을 행복의 조건이라 믿고 삶을 평가하니 어떤 상황에서도 만족할 수가 없죠. 가장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어야 할 생명에 대해서는 무식하고 무능력합니다.”
 
노들장애인야학 개교 20주년을 맞이해 열린 노들야학 명사특강 두 번째 시간으로 ‘도법스님의 삶의 이야기’ 강연이 21일 늦은 7시 노들야학에서 열렸다.

 

18살 되던 해, 도법스님은 금산사에서 출가했다. 현재는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입석리 실상사에 있으며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상임대표로 활동 중이다.

 

이날 도법스님은 ‘생명 그 자체’에 대해 강조했다. 존재자는 각기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으나 생명 그 자체만큼은 모두 다 똑같이 평등하다는 것이다. 누구든 예외란 없다.

 

“세상에 가장 신비한 존재는 생명입니다. 생명을 가진 한 인간으로 지금 여기 있다는 사실이 가장 거룩하고 신비하고 위대하고 고마운 겁니다. 천하에서 가장 거룩한 가치를 가진 인간이 바로 자신 곁에 있습니다. 나와 그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이 사실에 눈 뜨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 자신이 그러한 존재라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도법스님은 “도둑질하면 도둑놈 되듯 자신이 평화롭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면 평화로워진다”라면서 “콩 심은 데 콩 나듯 평화로워지고 싶다면 평화의 씨앗을 심어라. 이것이 모든 생명이 존재하는 법칙이자 질서”라고 전했다.

 

모든 존재가 소중한 존재임과 동시에 평등한 가치를 갖고 있으나 각자가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가치는 달라진다. 즉,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도깨비 방망이가 하나씩 쥐어져 있습니다. 이걸 천박하게 쓸지, 고귀하게 쓸지는 본인의 몫입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이를 잘 쓰는 능력과 실력이 필요합니다.”

 

스스로 고귀해지고 싶다면 상대방에게 고귀하게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 도법스님은 “이것이야말로 최고의 기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다. 개인에게만 선함을 강조하기에는 사회가 너무 탁하다. ‘나쁜 짓’을 일삼는 이들에게 선한 이들은 상처와 피해를 받는다.

 

따라서 “이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는 당사자 몫만은 아니다”라며 “당사자 노력도 필요하지만 구조적으로,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분은 다 함께 풀어갈 수밖에 없다”라고 도법스님은 말한다.

 

결국 싸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싸울 것인가. 도법 스님은 “싸울 수밖에 없으나 문제를 풀려면 우리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라며 폭력보다는 대화로서,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풀어나갈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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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듣고 있는 노들야학 학생과 교사

 

“세상은 마치 연못에 피는 연꽃과 같습니다. 연못은 온갖 것이 모여드는 곳이죠. 그런 오물이 모이는 연못에서 연꽃은 뿌리를 내리고 핍니다. 그렇게 세상의 고결함과 혼탁함은 동전의 양면처럼, 손바닥과 손등 같습니다. 그래서 칼로 무 자르듯 자를 수 없어요. 불의가 없으면 정의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불의의 새끼가 정의입니다.”

 

도법스님의 강의가 끝난 뒤 질문이 이어졌다. 노들야학 허신행 교사는 “고귀한 말과 행동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러한 것을 할 수 없는 심한 자폐성 장애인, 말할 수 없는 사람, 와상장애인 등은 어떻게 고귀해질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도법스님은 “존재 자체로 고귀하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기도 하나 이는 현실적 역할이 요구되는 것 같다”라면서 “그러나 인간은 그 누구도 홀로 행복하고 사랑할 수는 없다. 상대가 있어야만 인간은 고귀해질 수 있다.”라고 답했다.

 

도법스님은 “따라서 스스로 역할을 할 수 없는 조건에 있는 사람들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 사람의 존재가치가 존중되고 배려되고 보호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사람을 무시하고 함부로 취급하는 사람이 고귀한 사람이 될 수는 없으며 존재의 고귀함 자체가 존중되고 배려받을 수 있도록 해야 마땅하다. 그래야 (존중하는) 그 사람도 고귀한 사람이 된다”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두 시간가량 이어진 강의를 마무리했다.

 

노들야학 명사특강 세 번째 시간은 오는 6월 5일 늦은 7시 노들야학에서 진행되며, 김조광수 영화감독이 ‘소수자라서 행복해요’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김조광수 감독은 얼마 전 동성 연인과의 결혼식 발표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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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강의를 들으러 온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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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법스님이 참여자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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