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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 추모로 끝나지 말고 투쟁으로 잘못된 세상 넘어서야"
"아직까지 열사의 죽음 양심선언하는 사람 없다” 질타
2010.11.19 17:00 입력 | 2010.11.19 22:02 수정

▲ 이덕인 열사의 아버지 이기주 씨와 어머니 김정자 씨가 헌화와 분향을 하고 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15년 동안 자식을 가슴에 품고 산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다.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어머니들 가슴에 응어리진 것도 모르고 떵떵거리며 유세를 하고 사는 게 당연하다고 여길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어떻게 하면 덕인이를 죽이고 오리발을 내미는 권력을 이길까 하고 많은 생각을 한다.”

 

장애빈민운동가 이덕인 열사의 15주기 추모제가 19일 늦은 3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제에서 이덕인 열사의 어머니 김정자 씨는 이덕인 열사의 ‘끝나지 않은 죽음’을 이야기하며 흐느꼈다.

 

▲이덕인 열사 영정.
이덕인 열사는 1995년 인천 아암도에서 노점 철거에 맞서 망루농성을 벌이다가 탈출한 뒤 11월 28일 두 팔과 두 손이 포승으로 묶이고 온 몸이 멍이 든 채 주검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다음날인 29일 병원 영안실 콘크리트벽을 부수고 들어와 시신을 탈취해 부검하고서는 열사가 연안부두로 수영을 해 나가다가 지쳐서 익사해 죽었다고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서초구청에서 분신한 최정환 열사 투쟁에 이어 이덕인 열사 사망 사건은 150여 일 동안 장애인, 노점상 단체 등의 격렬한 장례 투쟁으로 이어졌다.

 

2002년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이덕인은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공권력의 위법한 행사로 사망하였다’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2008년 민주화운동명예회복보상심의위원회는 ‘이덕인의 죽음에 대해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사망으로 볼 수 없다’라고 불인정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이덕인 열사 부모는 사건을 철회하기에 이른다. 법정 활동시간이 끝나가면서 사실상 폐업 절차에 들어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와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신과 저항을 표출한 것이다.

 

이날 추모제에서 최옥란열사추모사업회 박경석 회장은 “당시 경찰이 이덕인 열사의 시체를 마음대로 가져가 부검을 했지만, 당시에는 폭력적인 자본과 권력에 맞서 투쟁한 선배들의 죽음의 의미를 잘 몰랐다”라면서 “이제는 민주화되었다고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가난한 사람들의 투쟁을 하찮게 여기고 그동안 우리가 피땀 흘려 만든 가치들을 모두 가짜로 만들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박 회장은 “따라서 열사를 추모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투쟁으로 이러한 세상을 넘어서야 한다”라면서 “지금 조계사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해 농성을 하고 있는데 열사를 추모한다면 함께 투쟁하자”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배행국 위원장은 “우리가 싸우지 않고 바라보기만 하면 세상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자리에서 열사의 뜻을 새기며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정리하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덕인 열사 어머니 김정자 씨.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김명운 의장은 “추모연대 활동을 하면서 한 사람의 생명이 우주와 맞바꿀 정도로 귀중하다는 믿음이 생겼다”라면서 “하지만 장애인은 노동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생존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까지 가는데도 너무 힘들다”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최근에는 기본적인 권리마저 침해를 당하고 있으며, 노동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장 큰 피해를 받고 있다”라면서 “이덕인 열사가 꿈꾸었던, 이 사회의 주인으로 이 사회를 바꾸어나가겠다는 꿈을 확인하고 약한 마음을 추스르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노점노동연대 유희 부위원장은 “15년 전 이덕인 열사의 장례 투쟁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전과자가 되고 한 학생은 실명까지 했으며, 노제에서 사회를 볼 때에는 ‘덕인아, 우리들은 너를 가슴에 품고 너의 죽음이 밝혀질 때까지 투쟁하리라’라고 다짐했다”라고 회고하고 “지금도 차를 몰고 아암도에 가면 그대로인데, 아직까지 이덕인 열사의 죽음에 대해 양심선언을 하는 사람이 없다”라고 질타했다.

 

장애해방열사 단 박김영희 대표는 “기억하는 사람들이 줄고 기억이 희미해지기도 하겠지만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 싶다’라는 열사의 정신만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는다”라면서 “15년이 지났지만 이덕인 열사의 정신이 여전히 우리 안에 있는 것처럼 앞으로도 이덕인 열사의 정신은 우리 안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의 동지여', ‘민중의 노래’ 등의 노래로 추모 공연을 한 이혜규 씨는 “15년이 지났음에도 이덕인 열사가 바꾸고자 했던 그 세상과 그 이유가 여전히 존재한다”라고 지적하고 “이 땅의 장애인, 노동자, 빈민이 함께 싸운다면 모두가 차별받지 않고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이덕인 열사의 유가족을 비롯해 장애인, 활동가 등 50여 명이 참석했으며, 열사를 추모하는 헌화와 분향을 끝으로 추모제를 마무리했다.

 

▲19일 서울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장애빈민운동가 이덕인 열사 15주기 추모제. 

▲ 영정을 어루만지는 이덕인 열사의 어머니 김정자 씨.

▲참가자들이 헌화와 분향을 하는 모습.



홍권호 기자 shuita@beminor.com
<출처 : 비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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