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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아래에서 웅크려 컵라면을 먹는 사람. ⓒ홈리스행동

 

그는 잘나가는 펀드매니저였다. 하루에 수십억 원이 그의 클릭 한 번에 왔다 갔다 했다. ‘작전주’를 잘못 건드렸다. 그는 모든 것을 잃었고, 서울역으로 찾아들었다. 포털 Daum 인기 웹툰 <라스트(작가 강형규)>의 주인공 이야기다.

 

실제로 전국 4,403명(2011년 6월 보건복지부 추정치) 노숙인들은 가지각색의 사연을 가지고 거리 생활을 하고 있다. 가지각색의 사연은 지난해에 대비 증가한 200여 명 노숙인 숫자만큼 증가했고, 또 그만큼 사건, 사고도 잦았다.


21일, 노숙인 인권 운동 단체인 ‘홈리스행동’에서 노숙인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선정된 10대 뉴스의 톱은 단연 서울역 노숙인 강제퇴거 조치였다. 뒤를 잇는 뉴스들은 노숙인을 둘러싼 범죄와 사망 소식 등이었다.


강제퇴거 조치 이후 4개월째, 방치된 노숙인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노숙인이 생활하는 곳으로 알려진 서울역은 지난 8월 22일 노숙인 야간노숙행위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지난달 30일 국가인권위에서 발표한 노숙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 조치에 대해 서울역 노숙인 중 90% 가까이가 “막막함, 두려움, 불안” 하다고 응답했다.

 

21일인 오늘로 4개월째, 노숙인은 잠자리를 잃은 채 겨울바람을 맞고 있고, 지난달 23일에는 부산역에서도 시행하면서 강제퇴거는 전국적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8월 당시 서울시는 '거리노숙인 보호, 자활, 감소 특별대책'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노숙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14.1%의 노숙인만이 대책 지원대상자로 선정되었을 뿐이었다.

 

또한 실태조사는 조치 이후 100여 명의 노숙인이 줄었다는 서울시의 발표와 달리 거의 줄어들지 않았고, 오히려 새로 유입된 노숙인이 있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애당초 거리 노숙인을 줄이겠다는 서울시의 계획과는 무관하게 여전히 많은 수의 노숙인이 서울역을 떠나지 못한 채 거리에서 떨고 있는 것이다.

 

▲길 가운데서 박스를 베개 삼아 베고 누워있는 남자. ⓒ홈리스행동
공교롭게도 서울역 강제퇴거 조치 이후인 지난 11월, 국립중앙의료원 인근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노숙인이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빈소를 찾아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노숙인 홍 씨의 죽음은 사건 당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올해 홍 씨처럼 차가운 죽음을 맞이한 노숙인은 수없이 많았다. 지난 1월 서울역사 주변에서 변사로 발견된 유 씨, 같은 달 제주시의 허름한 판잣집에서 발견된 60대 남성 노숙인, 10월 추위를 피해 들어간 지하주차장에서 차에 치여 숨진 50대 남성 노숙인 등 수없이 많은 노숙인이 시민의 무관심 속에 목숨을 잃었다.

 

올해 8월 주영수 교수(한림대 의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300여 명의 노숙인이 목숨을 잃었다. 거의 하루에 한 명꼴로 숨지고 있는 것이다.

 

일상적인 폭력, 범죄에 노출된 노숙인


이러한 노숙인의 차가운 죽음을 정부의 책임으로만 치부하기에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숙인에 대한 시민의 혐오, 무관심 또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는 공익근무요원 2명이 노숙인을 퇴거시키는 과정에 폭력을 행사해 경찰에 입건되는 사건이 있었고, 6월에는 술값 200원을 구걸하는 노숙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히는 사건도 있었다.

 

국가인권위 노숙인 실태조사에서도 상시적인 폭력에 노출된 노숙인의 실태가 잘 드러난다. 언어폭력(40.2%), 구타 및 가혹행위(21.7%)로 60%가 넘는 노숙인이 일상적인 폭력에 노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정부와 시민의 복합적인 낙인과 차별이 노숙인의 죽음과 크고, 작은 범죄를 불러일으킴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노숙인이 범하는 범죄의 발단은 대부분 차별과 멸시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사건이 많음을 볼 때 더욱 그렇다.

 

지난 4월 노숙인 김씨는 식당에서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쫓겨났고, 동전교환을 하러 들른 슈퍼에서는 “장애인 수당이나 받지 왜 돌아다니냐”는 모욕적인 말을 듣고 점포에 불을 질렀다. 또, 5월 노숙인 정씨는 용산역 대합실에서 잠을 자는 자신을 아이파크 몰 직원이 내쫓은 데에 앙심을 품고 아이파크 몰 의류상자에 불을 붙이려 했다.


웹툰 <라스트>도 범죄에 항시적으로 노출된 노숙인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폭력, 인신매매, 명의도용, 대포통장 등 수도 없이 많은 폭력의 그늘에 노출되어 있다. <라스트>는 여전히 연재 중이고, 위험 속에 방치된 노숙인의 현재도 진행 중이다.


‘홈리스행동’이 선정한 10대 뉴스에는 △노숙인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서울역 노숙인 강제퇴거 조치 △사라지지 않는 차별과 낙인이 노숙인 범죄를 불러와 △폭행으로 이어진 노숙인 혐오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이들의 죽음 △인신매매와 강제 사기노동의 피해자로 내몰린 노숙인 △홈리스라는 이유로 노숙인을 ‘범죄자’로 만드는 경찰과 검찰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사업의 개선, 그러나 현실과는 괴리 △수원역 거리홈리스를 위한 ‘꿈터’, 공간 이상의 의미 △홈리스에게는 여전히 높은 벽, 병원 △기초법 부양의무자 일제조사로 인한 무더기 수급타락, 일부는 노숙생활로 떨어지기도 등이다. (기사제휴 = 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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