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지체장애인의 원인과 편의시설
인권/복지
2010.09.29 03:48
MBC드라마 ‘주홍글씨’의 휠체어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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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아침드라마 ‘주홍글씨’에는 드라마 작가인 한경서(이승연 분)는 희곡작가이자 대학 선배인 장재용(김영호 분)을 사랑하지만 차마 사랑한다는 말도 하지 못한 채 애만 태웠다. 장재용도 한경서를 좋아했지만 한경서가 내색을 하지 않았기에 어물쩍하는 사이에 한경서 의 후배인 차혜란(김연주 분)이 장재용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차혜란이 임신을 하자 장재용은 결혼을 하고 애기를 낳자고 했다. 연기자인 차혜란은 결혼과 출산이 자기 앞길에 걸림돌이 되어 안 된다며 자신의 출세를 위해 장재용에게 이별을 선언했다. 그리고는 아무도 몰래 매니저인 고모 차영림(김나운 분)만 대동한 채 미국으로 임신중절수술을 하러 갔다.
한편 한경서는 혼자 쓸쓸히 어느 바닷가를 거닐고 있었는데 그 바닷가에는 차혜란에게 배반당한 장재용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한경서와 장재용은 그제야 다시 만나 서로 사랑을 하게 되고 장재용은 한경서의 임신으로 결혼날짜를 잡았다.
그런데 장재용과 한경서가 신혼여행을 떠난 해산포에 차혜란이 만삭의 배를 안고 매니저 차영림과 남동생 차성준(고윤후 분)과 함께 나타났다. 먼저 뛰어 간 차성준은 비 내리는 해산포에서 장재용을 만났는데 그 옆에는 한경서가 있었다. 차성준이 한경서에게 달려들자 장재용이 임신한 한경서를 보호 하려고 뭔가 손에 거머쥐었는데 그것은 죽창이었고 그 죽창이 한경서에게 달려드는 차성준의 배를 찔렀다.

차혜란의 협박이란 ‘주홍글씨’에 출연을 자청한 것이었다. 차혜란은 자신이 출현하겠다고 하면 한경서가 ‘주홍글씨’를 그만 둘 줄 알았었다. 무엇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차혜란 앞에서 쩔쩔매는 한경서는 사실 ‘주홍글씨’를 그만 두려 했었다. 그러나 연출을 맡은 이동주(조연우 분) PD는 대본이 맘에 들어 그만둘 수 없다하고, 대표 이석호(노영국 분)는 차혜란 같은 특급스타가 웬일인가 싶어 차혜란을 놓치지 말라고 이동주를 닦달한다.
차혜란은 그렇다면 ‘주홍글씨’의 각본은 자신이 쓰겠다며 처음의 주인공에서 배역도 멋대로 바꿔치고, 한경서를 짓밟기 위해 엄마와 남동생을 부추기고, 이동주 PD와 한경서 작가를 이간질 시키는 등 온갖 행패를 다 부린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언제나 악인과 선인이 있고 온갖 갈등구조가 등장하는 터라 차혜란과 한경서의 찌지고 볶는 싸움은 그냥 그러려니 하면 그만이다. 다만 필자가 관심을 갖는 사람은 휠체어를 사용하는 1급 지체장애인이 된 차성준이다.
장재용은 원래 한경서가 흠모하던 선배였는데 차혜란이 장재용을 채 가더니, 임신을 하게 되자 연기자의 앞길에 걸림돌이 된다며 장재용에게 이별을 선언하고 떠났었다.
차혜란은 임신중절이 어렵게 되자 만삭의 몸으로 돌아 와 장재용을 찾았으나, 장재용의 곁에는 이미 배가 부른 한경서가 있었다. 그때 차성준은 누나 차혜란을 위해 장재용의 여자 한경서를 해치려다가 장재용의 죽창에 찔렸었다.

아무튼 ‘주홍글씨’가 진행되면서 장재용은 특사로 풀려난다. 장재용이 특사로 나온 것을 안 차성준은 한경서 집으로 가서 닥치는 데로 다 집어 던지고 부수고 하는 바람에 한경서의 아버지 한용진(백일섭 분)이 화분 받침대에 걸려 넘어져 허리를 다쳐 입원을 하게 된다.
차성준의 행패는 경서 동생 인서(이세나)의 112 신고로 경찰이 와서야 멈추게 되는데, 이 같은 사실을 안 차혜란은 한경서에게 장재용을 다시 구속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특사 중에 재범이면 그 형량이 배가 된다나 어쩐다나 하면서 장재용을 형사고발하겠다며 한경서를 꼼짝달싹 못하게 옭아맨 것이다. 이에 놀란 한경서는 차혜란 집에 찾아가서 다시는 장재용을 감옥에 보낼 수 없다며 무릎을 꿇고 빌기도 했다.
아무리 드라마라고 해도 차성준이 죽창으로 배를 찔렸는데 어떻게 휠체어장애인이 될 수 있었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그리고 ‘주홍글씨’ 홈페이지에 처음에는 장재용을 ‘과실치사’라고 했다가 얼마 전부터 ‘과실치상’이라고 고친 것 같은데 그렇다해도 장재용이 어떻게 6년씩이나 복역을 할 수 있었을까.
‘주홍글씨’의 시청자의견을 훑어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여러 사람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다. ‘차성준은 배를 찔렸는데 하반신도 못쓰고 성기능도 장애라고 하고…….그때 장재용이랑 싸우다 그리 된 것이면 정말 코미디네요.’(onl***) ‘살인미수라면 형량이 보통 6,7년일 텐데…….계획적인 게 아니고 우발적인 거라면 장재용은 벌써 석방되었어야 하는 거 아닌가?’(gat***) ‘차성준이 남의 집에서 깽판 친 것은 주거침입죄, 기물파손죄, 소란죄 등등 한두 가지가 아닌데 장애인은 남의 집에 들어가 무슨 짓을 해도 보호받아야 하는 사람들인가? ’(uuu***) ‘이 나라에는 엄연히 법이 있는데 차혜란이 장재용을 형사고발하겠다고 협박을 하다니…….’(con***) ‘언제까지 차혜란 가족의 패악질과 한경서 가족들의 바보들의 합창을 봐야하는가.’(gre***)
‘주홍글씨’에 등장하는 주 무대는 한경서의 집과 차혜란의 집 그리고 이동주가 근무하는 회사이다. 그런데 한경서의 집은 비탈길에 있는 주택이다. 대문을 들어서는데도 높은 계단을 두 개쯤 지나야 하고, 대문을 지나서도 역시 높은 계단을 밟고 마당으로 내려서야 한다. 차성준은 그 마당 안에서 휠체어를 탄 채 행패를 부렸는데 누가 차성준을 그 마당 안까지 데려다 놓은 것일까.

가끔은 휠체어 장애인도 혼자서 승용차에 오르고, 혼자서 휠체어를 접어서 뒷좌석에 넣고 운전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모든 휠체어장애인이 다 그런 것은 아니기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데 ‘주홍글씨’에 그런 장면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또 하나 이동주가 근무하는 회사이다. 현재 장애인이 근무하는 것은 아니지만 입구에 주차장이 있는데 주차장에 내려서 건물로 들어가려면 층층계단으로 올라가야 되고 건물 내부에서도 이동주 사무실로 가려면 이층 계단으로 올라가야 된다. 휠체어장애인은 물론이고 목발을 짚거나 다른 장애인도 다니기가 힘든 구조인 것 같다.
물론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지만 드라마 속에 1급 지체장애인이 등장하는데 작가나 연출자나 배우들이나 장애인이나 장애인편의시설에 대해서는 너무 무신경 한 것 아닌가 싶다.
장애인은 아무도 원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장애를 입었고,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로 어렵고 불편하기는 하겠지만 장애 외의 것으로 동정을 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주홍글씨’에서 차성준이 휠체어장애인 된 것은 안타깝지만 모든 사람들이 차성준 앞에서는 마치 주홍글씨가 새겨진 죄인처럼 구는 것은 별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인간은 척추동물 즉 등뼈가 있는 동물이다. 척추(vertebra, 脊椎)란 척추동물의 척주를 형성하는 뼈를 말하는데 척추골 또는 추골(椎骨)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척수(spinal cord, 脊髓) 란 척추동물에서 뇌와 함께 중추신경계를 구성하는 신경세포 집합체로 척추의 안쪽에 있다.
척추와 척수가 비슷해서 전문가가 아니면 헷갈릴 수가 있겠지만 척추는 등뼈를 말하는 것이고, 척수는 그 등뼈 안에 들어있는 신경세포를 말한다.

따라서 대부분 휠체어를 타며 운동신경 및 감각신경의 마비, 대소변 기능의 장애, 호흡기능의 장애, 관절구축, 성기능의 장애 등을 겪게 되고 척수손상 장애로 인한 욕창, 신경인성 방광 등 많은 합병증의 위험에 처해 있음’이라고 되어 있다.
척수장애인은 대부분 사회활동을 왕성하게 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인하여 중도에 장애인이 된 사람들로 장애로 인한 갑작스런 신변의 변화와 사회생활에서 여러 가지 제약 등으로 육체적, 정신적으로 심한 좌절감과 고통을 겪게 되는데 현재 전국에는 약 13만 명의 척수장애인이 있으며, 해마다 2,000여명의 척수장애인이 새로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편의시설에 대해서는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제1조에 ‘이 법은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이 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안전하고 편리하게 시설 및 설비를 이용하고 정보에 접근하도록 보장함으로써 이들의 사회활동참여와 복지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다.
이 같은 목적을 위한 편의시설의 기본 원칙은 ‘시설주는 장애인등이 공공건물 및 공중이용시설을 이용함에 있어 가능한 최단거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설치하여야 한다.’ 또한 ‘제4조(접근권) 장애인등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장애인등이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과 설비를 동등하게 이용하고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되어 있다. 그럼에도 ‘주홍글씨’에 장애인이 자유롭게 이용하고 접근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주홍글씨(The Scarlet Letter)란 미국의 작가 너대니얼 호손의 장편소설로 1850년에 발표되었다. 소설의 내용은 17세기 중엽, 청교도의 식민지 보스턴에서 일어난 간통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젊은 여인 헤스터는 남편보다 먼저 미국으로 건너와 살고 있다가 사생아 펄을 낳는다. 그리고 헤스터는 간통한 벌로 공개된 장소에서 'A(adultery)'자를 가슴에 달고 살라는 형을 선고받았지만 끝내 그가 낳은 사생아의 아버지를 밝히지는 않았다. 사건이 발생한 지 7년 후에 설교를 마친 목사는 처형대에 올라, 헤스터와 펄을 가까이 불러 놓고, 자신의 가슴을 헤쳐 보였는데 그의 가슴에는 'A'자가 있었다.
주홍글씨는 간통(adultery)의 첫 글자인 ‘A'를 주홍색으로 새기게 하였다는데 그로부터 주홍글씨는 간통의 낙인으로 쓰이게 되었다. 그런데 MBC 아침드라마 ’주홍글씨‘란 누구의 가슴에 새겨진 낙인이라는 것인지 정말 모를 일이다.
앞으로 작가가 ‘주홍글씨’를 어떻게 끌어갈지는 잘 모르겠지만 6년 전에는 두 여자가 다 임신을 한 상태였는데 현재 아이는 한경서의 딸 하니 만 나온다. 혹시라도 한경서가 차혜란에게 쩔쩔 매는 것은 한경서의 딸 하니가 차혜란이 낳은 아이라서 그 딸을 뺏길까봐 겁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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