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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님 저는 1급 뇌성마비 장애인입니다. 시설에서 20여 년 생활하다가 자립생활한 지 만 1년여 가까이 됩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주거복지 사업을 통해 내년 12월까지 주거를 지원받아 생활하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대책이 없습니다. 너무 답답하고 걱정되어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제 손발로 물 한잔 대소변도 해결할 수 없는 몸이기에 시장님께서 도와주지 않으면 길거리에 나 앉거나 지옥 같은 시설에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일이 절대로 일어나면 안 되기에 시장님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꼭 들어주세요."

 

▲3일 서울시청 별관 앞에서 윤국진 씨가 서울시에 주거권 보장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거복지사업을 통해 주거를 지원받아 지역사회로 나온 장애인들이 지원사업이 끝나는 내년 시설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처한 상황에서 탈시설 중증장애인들의 1인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탈시설장애인주거권쟁취대책위원회(아래 서울시주거권대책위) 소속 중증장애인들이 지난 23일부터 서울시에 주거권 보장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작년 1월부터 자립생활을 시작한 윤국진 씨(뇌병변장애 1급)가 3일 늦은 1시 서울시청 별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일곱 번째 1인 시위 주자로 참여한 윤 씨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주거복지사업을 통해 지역사회로 나왔지만, 1년 후에는 갈 곳이 없어 1인 시위에 나서게 됐다"라면서 "저축을 하고 있지만, 기초생활수급비로는 보증금을 마련하기가 어렵고 영구임대아파트도 신청했으나 점수가 부족해 입주자로 선정되지 못했다"라고 토로했다.

 

윤 씨는 "시설에서 나와 지난해부터 자립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야학에 다니며 공부를 시작했다"라면서 "단 한 번도 제대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요즘 공부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게 너무 행복하다"라고 소개했다.

 

윤 씨는 "1년 후 살 곳을 마련하지 못하고 다시 시설로 돌아갈 걸 생각하니 암담하다"라면서 "서울시장에게 당장 살 곳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 시설 체험홈 입주자격만 확대해주면 해결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시가 운영 중인 체험홈과 자립생활가정은 서울시 관할 장애인생활시설에서 6개월 이내에 나온 사람으로 입주신청 자격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 시설에서 생활하다가 서울시에서 자립생활을 희망하는 장애인은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거복지사업으로 장애인생활시설에서 지역사회로 나온 17명의 탈시설장애인들은 이 사업이 끝나는 내년부터 주거 대책이 없어 막막한 상황이다.

 

1인 시위를 이어가는 서울시주거권대책위는 서울시에 △서울시 체험홈 입주 자격 확대 및 물량 확대 △서울시 자립생활가정 입주 자격 및 물량 확대 △중증장애인 전세주택제공 사업 물량 중 탈시설 장애인 할당 △체험홈, 자립생활가정 입주 대상자 서비스 지원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주거권대책위는 서울시가 주거권 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매일 정오 서울시청 별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1인 시위 참가자들이 박원순 시장에게 띄우는 편지

 

▲송용현 씨.

존경하는 박원순 시장님께


안녕하십니까? 추운 겨울, 장애인의 자립생활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리며 시장님에게 거는 기대가 큽니다. 저는 가평 꽃동네라는 생활시설에서 8년간 살다가 2010년 11월에 서울 송파구로 자립하러 나온 전신마비장애인 송용헌입니다. 지금 사는 집은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이라는 단체와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의 주거복지 사업으로 후원을 받아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주거복지 사업이 2012년 11월이면 종료되므로 앞으로 11개월 후면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비워주어야 합니다. 저는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책임지며 사는 것이 한 인간으로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며 자립생활하는데 있어서 주거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시장님 후보자 때 서울 시청역 농성장에서 뵙고 면담하면서 주거문제에 대해 노력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시장님께서 주거문제를 해결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의 도움으로 지역 사회로 자립하러 나온 중증장애인들이 약 18명가량 됩니다. 이분들이 다 저와 같은 처지이므로 시장님께서 정책적으로 해결해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래서 장애인이 살기 좋은 서울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송용헌 올림

 

 

▲김미경 씨.

서울시장님께

 

저는 집이 꼭 필요합니다. 어째서냐고 물으시겠다면 꼭 읽어봐 주십시오. 내가 시설에서 나온 지 벌써 1년 6개월이나 지났습니다. 시설은 정신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내 미래도 불투명하고 가족은 없고 아파도 내 몸 하나 제대로 쉴 곳조차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집이 너무 그리웠습니다. 아무한테도 방해 안 받고 편히 쉴 나만의 소중한 내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어떤 때에는 너무 힘이 들어서 내가 왜 사냐 하는 생각에 자다 깨다를 반복했습니다. 잠을 자다가 조용히 가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거의 매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나는 시설에서 30년을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나와 보니 경제적으로 집값이랑 물가는 하늘을 치솟는데 집 하나 얻을 돈조차 없다는 점이 힘들었습니다. 시설에서 돈도 없이 살다시피 했는데 무슨 여건이 되겠습니까?

 

어떻게 살아야 할지 정말 막막했습니다.지금 살고 있는 집도 내가 있던 시설이 관악구로 본적이 되어 있는 까닭에 자립과정으로 관악구청에서 도와주셔서 가장 싼 보증금으로 2년 계약으로 살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2012년 5월 14일이면 이 집도 비워줘야 합니다. 이제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힘든 고비를 넘기나 싶었는데 경제적으로 돈이 없다 보니 전세는 전세대로 월세는 월세대로 비싸고 나는 무일푼인데 살맛도 안 나고 너무나 힘이 듭니다.

 

서울시장님 저는 집이 꼭 필요한데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한번 돌아봐 주시고 방도를 좀 생각해 주십시오. 이러다가 저 같은 처지에 있는 장애인들 집단으로 죽을 것 같습니다. 서울 시장님께 서투른 글이지만 이렇게 몇 자 적어 올립니다. 어려움에 처한 저와 저희 모두를 봐주시고요 방도를 꼭 좀 부탁합니다. 하느님 오늘도 당신께 매달리는 저희 자녀를 돌아보시고 도와주십시오 이렇게 간구합니다. 아멘. - 김미경 올림

 


▲김동필 씨.
박원순 서울시장님께

 

먼저 서울 시장이 당선되신 것을 축하합니다. 저는 중랑구에 사는 김동필입니다. 저는 30년 동안 시설에 살다가 2년 전에 자립을 하고 싶은데 아는 분도 없고, 집이나 활동 보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냥 생각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작년에 4월에 센터에서 주거복지사업을 알리기 위해 제가 있던 시설에 왔습니다. 다행히 체험 프로그램이 통해 제가 선정돼서 자립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이 내년 연말에 끝났을 때 선정된 17명의 주거가 제일 문제입니다. 저희에게 주거를 주세요. 시설 선생님들은 저에게 시설에 있으면 편하고 따뜻하고 먹을 것을 주고 재워 준다. 여기 있는 게 행복이다. 라고 말하더라고요.

 

저에게 너는 왜 자립을 하느냐고 이게 행복인 줄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시설에 계시는 선생님이 하는 말이 맞아요. 하지만 내 자유가 없었어요. 나에게 앞으로 주거를 제공해 주시면 내 방도 꾸미고 활동 보조인하고 컴퓨터도 일도 하시면서 살고 싶어요.  다가오는 성탄을 즐겁게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김동필 올림

 

▲오지우 씨.
박원순 시장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 이천에 있는 양무리마을 이란 시설에서 살다가 자유롭게 자립생활을 하고 싶고 또 못다 한 공부가 하고 싶어 올 2월 시설에서 나온 오지우입니다. 19살에 시설에 들어가서 12년을 시설에 살면서 다른 평범한 아이들처럼 학교에 들어가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시설생활에 여건상 안 되는 걸 뻔히 알기에 차마 말을 못하고 꿈으로만 간직하고 살아야만 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자립생활의 기회가 주어져 지금의 노원구 중계동에 둥지를 틀게 되었고 이때다 싶어 지금에 불암고등학교 특수학급에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구름 위를 걷는 그런 기분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6시에 일어나야 하고 서둘러 준비해서 7시까지는 등교해야 하는 바쁜 일과지만 제가 하고 싶었던 학교생활 이기에 힘들다는 것보다는 마냥 즐거운 기분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내년에 졸업하게 되면 심리학을 전공으로 동국대학교에 들어가서 더 큰 무대에서 뛰는 또 다른 꿈이 생겼습니다.


자립해서 마냥 좋은 일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요즘 저는 고민이 생겼는데 내년이 지나면 지금 우리에게 지원되는 주거복지 사업이 끝나서 지금 받고 있는 생활비 지원과 살고 있는 집을 비워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수입이라고는 기초생활 수급비와 장애수당을 합해 5~60여만 원 정도인데 그 정도는 생활비로도 충분하지 않은 돈입니다.

 

더구나 잦은 콜택시 비용과 대소변을 가릴 수 있게 해주는 기저귓값까지 소소한 지출들을 살펴보면 돈을 모으기가 쉽지가 않으며 지금 모으는 건 용돈을 아끼고 아껴서 모으는 몇만 원이 고작입니다. 저희의 능력으로 집을 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다시 시설에 들어가야 한다는 말밖에 되지 않습니다. 다시 시설에 들어가는 것은 죽으면 죽었지 생각조차 하기 싫습니다.

서울시장님!! 저희가 다시 시설에 들어가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자립에 기본이 되는 자립주택을 보장해 주세요. 도와주신다면 더 열심히 공부해서 이 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회일원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서울시장님 도와주세요. - 오지우 올림

 

▲김경남 씨.
안녕하세요. 박원순 시장님. 


저는 올해 초부터 노들장애인야학에 다니고 있는 김경남이라고 합니다. 저는 얼마 전까지 철원에 있는 시설에서 살았고, 지금은 시설에서 나와 자립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시설에서는 우리 장애인들을 돌봐주는 일을 하는 어머니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은 항상 저희에게 막 소리를 지르고, 우리에게 욕을 했습니다. 저는 그게 너무 싫었습니다.


같은 방을 쓰던 언니는 몸이 불편했는데, 그 언니에게 밤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하고, 맨날 “닥쳐!”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지금은 저에게 그렇게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것처럼 동네에서, 집에서 계속 살고 싶습니다. 시설에서 살고 있는 것보다 지금처럼 살면서 야학에 다니면서 공부도 하고 싶습니다.


우리 같은 장애인의 집 문제를 해결해 주는 데 힘을 써 주세요. 2년 후에 쫓겨나지 않고 지금처럼 계속 살고 싶습니다. 시장님께서 꼭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 김경남 올림



김가영 기자 chara@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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