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옥란 열사의 정신계승을 위한 3.26 빈민결의대회가 26일 늦은 1시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주최로 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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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옥란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는 3.26 빈민결의대회가 26일 늦은 1시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아래 420공투단) 주최로 열렸다.
최옥란 열사는 뇌성마비 장애여성으로 살며 장애와 가난으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립을 위해 청계천에서 노점을 했으며, 수급권자로 등록했지만 자립이 어려워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최저생계비 현실화를 요구하며 농성을 진행하고 장애인 이동권 투쟁에도 함께했다.
이날 대회사에서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대표는 “박근혜 정부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라면서 “지금 취임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말을 바꾸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최 대표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장애인은 돈을 벌기가 어려운데 가족이 있다고 수급권조차 되지 못한다”라며 “어디서 사는지조차 모르는 부양의무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수급권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은 지금 현재의 최옥란 열사”라고 꼬집었다.
최 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이런 식으로 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준비했는지 모르겠다. 장애인과 빈민 차별을 위한 준비를 한 것 같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을 잘 이행하는 그날까지 함께 투쟁해 최옥란 열사의 삶을 받들자”라고 강조했다.
전국철거민연합 인천 도화 철거민대책위원회 우기선 위원장은 “지난 11월 쥐꼬리만 한 보상액으로 나가라고 해 못 나간다고 하자 강제 철거를 했다”라며 “캄캄한 밤을 이용해 무자비한 폭행과 함께 철거를 진행하고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그저 구경만 했다”라고 설명했다.
행사 도중 사회를 보던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조직국장은 “지금 우기선 위원장이 한 발언이 정치적인 발언이라서 불법이라고 경찰의 경고가 들어왔다”라며 “인천 도화에서 자기 집이 철거당하는 얘기하는 것이 어째서 정치적인 발언인지 모르겠다”라고 분노를 표했다.
이어 발언에서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남한산성 서봉순 준비위원장은 “노점상을 한다는 이유로 고발당했다”라면서 “우리 세금 걷어서 호의호식하고 잘 배웠다는 이유로 우리 세금을 도둑질하면서 길거리에서 열심히 장사하는 나를 고발했다”라고 말했다.
서 준비위원장은 “그 사람들은 얼마나 떳떳하게 사는지 모르겠다”라며 “나는 아들이 둘이 있는데 하루하루 장사하러 나와서 단속받는 것 자체가 너무 아들들에게 수치스럽다”라고 표현했다.
홈리스행동 정승문 회원은 “경범죄처벌법을 강화해 통행방해를 이유로 구걸하는 것도 단속한다고 했다”라면서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어서 너무 배가 고파 식당에서 돈을 안 내고 음식을 먹고 감옥에서 1년 살다 나왔다”라고 밝혔다.
정 회원은 “차라리 감옥에서 사는 것이 밥도 주고 나을 정도인데 구걸까지 못하게 하는지 의문”이라며 “구걸을 못하게 하고 우리를 다 먹고살게 해줄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 ▲투쟁결의문을 낭독하는 빈민해방철거민연합 심호섭 의장 |
이날 빈민대회 참가자들은 투쟁결의문에서 “오늘은 장애인이자 여성이자 도시 빈민으로 투쟁하던 故 최옥란 열사가 돌아가신 지 11년째 되는 날”이라며 “수급자이자 노점상, 장애인으로 살아가며 하루하루가 투쟁일 수밖에 없었던 최옥란 열사의 넋을 기리고 여전히 가난한 이들에게 불공평하고 빈곤과 차별이 만면한 세상을 바꿔내겠다는 결의로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다”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박근혜 정부는 취임사에서 어떤 국민도 기초적인 삶을 영위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라면서 “그러나 취임 초기부터 대선 시기 내걸었던 화려한 복지공약들을 순식간에 져버리고 가난한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투쟁결의문에서 “우리는 기초법 개악, 경범죄처벌법 강화 등을 통한 가난한 이들에 대한 탄압에 맞서고 노점상과 철거민, 홈리스, 장애인 등 가난하고 차별받는 이들의 권리를 위해 연대할 것”이라며 “최옥란 열사가 돌아가신 지 11년이 지난 지금에도 생활고에 못 이겨 숨져가는 제2, 제3의 최옥란이 생겨나지 않도록 열사의 뜻을 이어받아 우리는 연대하고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전국학생행진이 참가자들과 함께 몸짓 공연을 펼쳐보이기도 했다.
한편, 420공투단은 이어 늦은 2시 전국장애인대회를 열고 이후 늦은 7시 최옥란열사 11주기 및 장애해방열사 합동추모제를 진행한다.
![]() ▲전국학생행진과 함께 몸짓을 하는 참가자들. |
![]() ▲대회사를 하는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대표. |
![]()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
![]()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의 5대 요구안 피켓을 들고 있는 참가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