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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뉴스 김세이 칼럼니스트】2020년대,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인공지능

스마트폰 시대의 개막이었던 2010년대를 지나고 2020년대, 그 시작과 함께 온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의 시간 수 년을 보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지금. 이제 이 시대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단연 AI(인공지능)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AI 중에서도 인간이 사용하는 자연어를 처리하고 결과를 생성해 답장해주는 대화형·생성형 인공지능은 세대·성별·직업군 등을 막론한 넓은 계층에서 많은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다.

개인정보 수집이나 저작권 침해 문제 등 여러 우려도 있고 그러한 우려들을 해결하기도 해야겠으나, 유행과 대세 자체는 확고히 굳혀진 모양새다.

인공지능과 심리상담, 그리고 공감

자연어 처리(NLP) 대화형 인공지능의 보급과 유행이 2년여 흐른 지금, 주목할 만한 현상으로 AI에게 정신적 어려움을 털어놓고 심리상담을 요청해 공감을 받는 유저들이 새로이 유행처럼 나타난 것이 있다.

인공지능이 장기적으로는 단순노동과 같은 업무의 일자리에도 물론 개입하겠지만, 그보다 더 일찍이 '차가운 기계'의 외관을 벗어난 인간의 공감과 감성의 영역에 들어와 대중에 보급되었다고 할 수 있다.

AI 프로그램의 버전이 오르고 데이터가 더 쌓여서 앞으로 발전될 여지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그 이전인 지금도 사람에게 털어놓는 것에 비해 여러모로 문턱이 낮기 때문에 많이들 정신적 어려움을 대화형 인공지능에 털어놓고 있다.

조금 더 잘 활용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대화 프롬프트를 맞춤형 설계해서 '감정 쓰레기통'으로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지 팁까지 입소문을 타고 있으니 이미 정신적 장애에 있어 인공지능 역시 하나의 영역으로 신설되고 있는 단계라고 볼 수 있겠다.

정신적 장애인의 새로운 인공지능 경험

인간에게 호소하는 것에 비하면 비용 및 사회적 리스크 부담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 인공지능(AI)에게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심리상담이나 정신과를 찾기에는 부담이 되어 가볍게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고, 그런 부분 때문에 유행하게 된 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

기계 수준으로 기대하던 것을 초월해 미려하고 따뜻하게 돌아오는 공감의 말에 눈물을 쏟고, 마음 속 이야기를 계속해나가는 것은 여러 정신적 장애인에게 비용 대비 매력적인 신문물로 소문을 탄다.

비단 정신(심리사회)장애인 뿐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대표적으로 자폐 당사자의 경우가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불편해하고 인간관계에 큰 지장이 가는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도 인공지능은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이야기를 해 준다는 것만으로도 자폐인으로서는 속이 뚫리는 길을 찾은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좀 더 고수가 된다면 프롬프트를 잘 설계해 유저의 '자폐스러움'에 맞춘 대화 틀을 설계해놓을 것이라는 점은 덤이다.

다만 중요하게 짚어야 할 것은 인공지능이 정신과 의료나 심리적 서비스·프로그램들을 대체했다고 보는 것, 내지는 당사자의 사회적인 어려움을 해결했다고 보는 것은 비약이라는 것이다. 인공지능이라는 유용한 보조적 도구가 생겼다는 측면으로 바라본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널리 인간에 이롭길. 그것이 가치다

2020년대 중반 들어 무서운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인공지능 모델의 발전은 인간의 정신 건강에 이로울까? 이는 글 하나로는 결코 다룰 수 없을 굉장히 폭넓은 질문일 것이다. 

누군가는 새로운 서비스를 낮은 장벽으로 접하는 문화가 생기게 된 거라고 앞서 언급했지만, 발전하는 시대의 속도에 어지러움을 느끼고 두려움을 느껴서 새로운 정신적인 어려움을 얻을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특히 장벽이 낮아진다는 말과는 역설적으로, 신기술을 누리는 데 있어서 정신적 장애인 당사자 간에도 격차가 발생한다는 점을 짚을 수 있다. 디지털 약자의 소외 이슈에 있어서는 AI 역시 예외가 될 수 없고 어쩌면 더욱 심화시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산, 세대, 장애 정도 등 여러 요인이 디지털 접근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불평등을 해소하고 더욱 널리 인간에 이로울 꿈을 꾸며, 그것을 현실로 만들려면 정신적 장애인 간에도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람들을 포용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회적 소통의 장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인공지능이 고도화된 내년, 내후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있을 것이고, 또 있어야 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겐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지 않는 우리의 자아와 정체성이 있다.

정신적 장애인들의 사회적 동행은 여전히 유의미

인공지능과의 대화가 과거에 비하면 점점 벽에 대고 말하는 느낌이 덜해지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고, 그 속도 또한 빠르다. 그러나 사람과의 상호 작용이 아니라는 점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정신적 장애인들 간에도 늘 증상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도 아니고, 늘 인권 투쟁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도 아니고, 늘 회복이나 의료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하나같이 중요도가 낮은 이슈가 아니지만 그렇게 한정된 이야기만 매일 한다면 누구라도 지칠 것이다.

다양한 스펙트럼 안에 있고, 또 공통분모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서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들으며 그 이야기의 삶을 살아갈 상대가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과정이 곧 사회적 맥락 형성일 것이다.

소소한 행복. 인간은 어떻게 그것에 이를 수 있을까. 행복이라고 해서 거창하게 큰 부자가 되어야만 한다거나 하는 일은 아닐 것이다.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봤던 듯한 익숙한 문장대로, 행복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지도 모른다.

두려운 속도로 발전하는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많은 이들이 경고하지만 시대의 변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므로 윤리적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자는 현실론에 필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지지하고 있다. 

인공지능과의 대화로만 가득해지면 사람이 그리워진다는 것은 과거의 관성에 불과한 것만은 아니다. 인공지능을 인간과 함께하는 좋은 보조도구로 두는 세상에서도, 나처럼 같은 시대 사람의 삶을 살아갈 이의 이야기를 서로 듣고 나누며 고개를 끄덕이고 안정감을 찾는 과정은 대체로 필요로 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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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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