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 대전장차연 조성배 대표. 조 대표가 올해 노동당 대전시당 공동위원장에 출마하면서 당 누리집에 올린 사진. ⓒ 노동당 |
지난 3일 호흡곤란 증세로 대전 을지대학교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대전장차연) 조성배 대표(지체장애 1급, 43세)가 5일 낮 12시 20분께 숨졌다.
고(故) 조성배 대표는 중환자실에 입원할 때부터 장기 손상으로 뇌사 상태였으며 그동안 호흡기에 의지해 사투를 벌여왔다.
고인은 20대 때 교통사고로 척수장애를 입은 뒤 가족으로부터 독립해 임대아파트에서 혼자 생활하며 장애인운동에 헌신해왔다.
척수장애인자조모임 인동초에서 활동하던 고인은 지난 2006년 12월 대전지역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제도화를 위한 간담회를 직접 제안하면서 진보 장애인운동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고인은 대전장차연 집행위원장(2008~2012년), 대전장차연 대표(2013년) 등을 맡아 장애인 생존권 확보를 위한 투쟁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2007년 7월 대전시청 앞에서 19일 동안 진행된 천막농성에서는 주위의 만류에도 일주일 동안 활동보조인서비스 권리쟁취를 위한 단식농성을 하다가 마비 증세를 보여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
또한 고인은 2007년 개소한 대전장애인배움터 한울야학 교장을 맡아 지역 장애성인의 교육권 확보를 위해서도 헌신해왔으며, 올해에는 노동당 대전시당 공동위원장을 맡아 진보정당 활동에도 힘써왔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전지부 김선숙 사무국장은 “지난 8월 31일 한울야학 후원주점에서 만난 조성배 대표는 열정적인 모습으로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조례 개정을 위한 추진단 구성과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농성 참여자 조직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갈 길이 멀다’라고 이야기했다”라고 전했다.
김 사무국장은 “조 대표는 장애인당사자의 장애인활동보조 권리를 대변하기 위해 수없이 시청을 찾아 요구하고 투쟁했다. 앞으로 과연 누가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그동안 조 대표가 몸이 안 좋아 중환자실에 몇 번 간 적이 있었지만 곧바로 일어났다. 그러나 이번에는 너무 힘들어 보이셨고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울먹였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남병준 정책실장은 “조성배 대표는 2007년 인천장차연 박길연 공동대표의 소개로 전장연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 투쟁 의지가 높았다”라면서 “전장연 회의와 교육, 투쟁에 열심히 참여했는데 사실 그때마다 몸이 크게 안 좋아지는 계기가 되어서 항상 서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라고 회상했다.
남 정책실장은 “또한 대전에는 장애인교육권연대의 힘이 있었고, 장애인부모연대도 강하고, 비장애인활동가들도 많이 있었지만 당사자가 너무 없었다. 그게 항상 힘들었다”라면서 “대전에서 활동보조서비스, 이동권을 요구하며 시청 앞 농성을 할 때 조성배 동지는 대표자, 실무자, 집회진행, 단식까지 해야 했다”라고 전했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죽기 전까지 장애인야학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현장 중심의 장애인운동에 헌신했는데 이렇게 갑자기 세상을 떠나니 허무하다"라면서 "현장운동가 한명 한명이 소중한 현실에서 조성배 동지가 이렇게 허무하게 간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고 조성배 대표의 빈소는 대전 을지대학교병원 장례식장 7호실에 마련되었으며 추모식은 5일 밤 9시에 영결식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발인은 6일 오전에 진행되며 장지는 대전 흑석리이다.
고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성배 대표 양력
1970년 출생 2007년 활동보조인서비스 권리쟁취를 위한 단식농성 대전장애인배움터 한울야학 개교 2008년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행위원장 2013년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노동당 대전시당 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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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년 천막농성 당시 발언 중인 조 대표(좌)와 단식농성 중 마비 증세로 구급차에 실리는 조 대표(우)의 모습. ⓒ 참세상 |
 ▲ 2008년 철도이용 장애인 이동권 쟁취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발언 중인 조 대표.
ⓒ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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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을 맞아 대전역에서 시민에게 유인물을 주고 있는 조 대표. ⓒ 대전장애인차별철폐연대 |
 ▲ 지난 8월 24일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1주년 투쟁대회에 참석한 조성배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 |